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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아이야, 가라(Gone, Baby, Gone)

by 집구리 2024. 1. 9.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기본 정보

이 영화는 2007년 개봉작으로 미국의 소설가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 앤 제나로] 시리즈 중 네 번째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벤 애플렉이 첫 장편 영화감독 데뷔를 하고 그의 친동생 케이시 애플렉이 주연한 작품이다. 제목에 대한 한글 번역 논란과는 달리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호의적이며 아동 실종 사건을 통해 미국 내 사회적 문제와 현실에 대한 딜레마를 예리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줄거리

사립탐정 패트릭 켄지(케이시 애플렉)와 그의 연인이자 탐정 파트너인 앤지 제나로(미셸 모나한)는 주로 돈을 떼먹고 사라진 사람을 추적하며 보스턴 도체스터에서 산다. 어느 날 네 살 여아 아만다와 그녀의 애착인형 미라벨이 집에서 납치되자 모든 미디어가 이 사건을 주목하고 아만다와 미라벨을 돌려달라며 엄마 헬린 맥크레디(에이미 라이언)는 떠들썩하게 티브이 인터뷰를 한다. 아만다의 삼촌 라이오넬과 외숙모 비아는 패트릭과 앤지에게 아만다를 찾아달라며 사건을 의뢰하게 된다. 
패트릭과 앤지는 지역의 다양한 범죄자들과의 인맥을 수사에 활용하여 경찰에 협력하고 아만다의 엄마 헬린과 그녀의 남자 친구 레이가 마약 중간상의 판매금 13만 달러를 빼돌리는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마약상이 헬린이 숨겨둔 13만 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아만다를 납치했다고 판단한 패트릭과 앤지는 형사 레미 브레산트(에드 해리스)와 닉 풀(존 애슈턴) 그리고 반장 잭 도일(모건 프리먼)과 함께 마약상과 만나 납치된 아만다와 13만 달러를 교환하기로 한다. 보스턴 외곽 채석장에서의 교환은 불의의 총격전이 발생한 끝에 실패하여 아만다는 채석장의 호수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아만다의 애착 인형 마리벨만이 집으로 돌아온다. 반장 잭 도일은 이 사건으로 세간의 항의가 빗발치자 조기 은퇴하게 된다.  
 
두 달 후 근처 에버렛에서 7세 남아가 납치되고 패트릭은 마약상 지인에게 이 사건의 범인에 대한 정보를 받게 된다. 패트릭은 형사 레미와 닉에게 연락하여 함께 범인의 집으로 잠입하고 이 과정에서 형사 닉은 심한 총상을 입게 된다. 혼란한 상황에서 패트릭은 소년을 구하다 범인을 총으로 살해하게 된다. 아무리 범죄자지만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패트릭을 위로해 주려는 형사 레미는 자신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과거에 했던 위법 행위를 고백한다. 그 이야기 속에서 패트릭은 아만다 사건을 같이 수사할 때 레미가 헬린의 남자친구 레이를 의도적으로 모른 척 거짓말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된다. 
닉의 장례식 후 패트릭은 데빈이라는 경찰에게 레미와 닉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패트릭이 13만 달러에 대해 말하기 이전부터 레미와 닉 두 형사는 13만 달러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아만다의 삼촌 라이오넬과 대면을 하게 된다. 대화를 통해 레미와 닉이 아만다의 납치에 협력했으며 헬린(아만다의 엄마)에게 아이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려는 교훈을 주는 것과 동시에 13만 달러도 챙기려고 했고 채석장의 교환은 미리 설정된 상황이라는 사실을 듣는다. 레미는 이 대화를 방해하려 술집에 강도로 위장하여 들어가고 바텐더가 쏜 총에 맞아 도주 끝에 사망하게 된다. 
패트릭은 레미가 죽고 경찰의 조사를 받다가 반장 도일이 아만다의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일의 집을 찾아간 패트릭과 앤지는 아만다가 도일의 가정에서 건강하게 양육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다. 도일은 자신이 아만다의 납치에 가담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헬린의 방임하에서 보다 아만다는 더욱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패트릭을 설득한다. 앤지는 아만다가 도일의 집에서 사는 게 맞다고 하지만 패트릭은 아만다는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결국 패트릭은 경찰에 신고하고 도일과 삼촌 라이오넬은 체포하려고 아만다는 헬린의 집으로 돌아갔으며 의견이 달랐던 패트릭과 앤지는 이별하게 된다. 
패트릭은 사건이 종료된 후에 헬린의 집을 인사차 방문하였고 그녀가 여전히 아만다를 방임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또한 아만다의 애착인형의 이름은 미라벨이 아닌 애나벨이었으며 헬린은 딸의 애착 인형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있을 정도로 엉망인 엄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감상

영화는 실종된 아이와 그녀를 찾기 위해 고용된 탐정의 이야기가 흘러가며 한편으로는 거리의 폭력배와 마약상, 소아성애자 및 공권력 부패의 면면을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인 보스턴 도체스터 지역은 가난하고 위험한 지역으로 묘사되며 전국의 범죄율보다 30% 높다고 한다. 이런 암울한 분위기는 영화의 전반적인 색채를 구성하고 있고  보스턴의 비열한 거리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도시의 우울한 분위기와 각종 차별과 혐오를 포함하고 있다. 
도체스터에서 자란 주인공 패트릭은 가끔은 노상의 깡패처럼 욕지거리를 하며 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적이고 내성적이며 도덕적이기도 하고 약간은 고집불통처럼 순진한 면도 있는 복잡한 인물이다. 
납치범이 좋은 양육자가 되는 도덕적 아이러니가 목격되는 결말에서 내내 협력하던 두 주인공은 처음으로 격렬히 대립하고 결국은 헤어짐을 맞는다. 도덕적인 기준에서 아만다를 엄마 헬린의 곁으로 보내는 결정을 내린 패트릭은 방치된 아만다의 처지를 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아만다가 도일 반장의 집에서 자랐다면 어땠을까. 숲 속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도일의 집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따뜻해 보이는 가정이다. 감독은 이런 도덕적 아이러니를 통해 영화를 본 관객에게 과연 패트릭의 결정이 맞는 선택이었나 하는 질문을 해온다. 판단은 영화를 본 관객 각자의 몫일 것이다.